김수영님 서울산책 (10/19)후기^^

 

한일포럼 페이스북에서 일본인과 친구되기 홍보페이지를 보고 한동안 많이 고민했다.

신청해보고는 싶은데 혼자가기는 꺼려지고 워낙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사람들을 만나서 말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신청페이지를 몇 번이나 들어갔다 나왔다 했는지 모르겠다. 결국 학교 후배와 함께 신청하게 되었다.

일본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수업 때나 교수님과 상담할 때를 제외하고는 일본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걱정도 되긴 했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다는 것에 기대도 됐었다.

약속시간에 맞춰 시청역 앞으로 나갔다.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인원이 많지 않았다. 한국인은 나와 후배 뿐 이었고, 일본인은 가이드하시는 유루기상과 이노우에상, 미유키상, 레이코상 이렇게 세 분이 있었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인원이 적어서 다섯 명이 같이 산책을 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간 곳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성당에서는 결혼식이 진행 중이었다. 마침 결혼식이 끝나서 성당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다. 성당에서 근무하시는 할아버지께서 성당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주셨고, 성당을 받치고 있는 12개의 기둥이 예수님의 12제자를 상징한다는 것을 비롯해 성당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생각지도 못한 열정적인 안내에 얼떨떨하긴 했지만 그 분의 안내가 없었다면 한번 휙 둘러보고 나왔을 성당을 제대로 보고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성당을 보고 나와서 덕수궁을 보러 이동했다. 수문교대식을 보고 싶었는데 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아깝게 보지 못했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가 서울역사박물관, 광화문을 둘러보았다.

산책 코스를 따라 둘러보는 중에 역사적인 의미에 대해서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있었다.

사실, 한국 사람인 우리들도 평소에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지나쳐갔던 여러 가지가 외국인들에게는 신기하고 궁금해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 것들에 대해 설명이 필요했는데 정작 우리들도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인터넷에서 찾아 설명을 해주거나 하는 경우가 생겼다. 그런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가 먼저 우리 나라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서로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한국, 일본에 여행 갔던 이야기들을 했다. 한국에서는 일본 가수가 누가,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한국에 여행을 가려면 어느 곳이 좋은지 추천해주기도 하면서 어느 순간 한국인과 일본인이라는 구분이 사라지고 단지 사람과 사람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워졌다.

대화를 하면서 한 단어가 한국에서 사용되는 의미와 일본에서 사용되는 의미가 조금씩 다른 것도 있었는데 그런 조그만 차이 하나하나를 발견해 가는 것도 재밌었다.

일본학을 전공 하고는 있지만 일본인에 대한 이미지는 비전공자와 다를바가 없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한국 사람들은 처음 만나면 통성명을 하면서 서로의 나이를 물어보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일본인에게는 처음부터 나이를 물어보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어서 나이를 물어봐도 될까.. 하는 생각에 처음 만났을 때는 물어보지 못하고,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나이를 물어봤다.

혹시 일본인에게 나이를 물어보는 것이 실례가 되는 질문이냐고 물어봤더니 일본인들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나이에 대해 대답하기 싫어하는 사람에게 거듭 물어보지만 않는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는 대답을 듣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일본인에 대한 이미지가 잘못 인식되어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읻분들이 나보다 다 나이가 많으셔서 반말로 말해도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한국어를 배울 때 존댓말로 배우기 때문에 오히려 반말이 더 어색하고 어렵다고 하셨다.

반말이 더 쉽고 편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또, 평소에 일본인들은 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이야기 하지 않는지 궁금했었다.

예를 들면, 무엇을 먹고 싶냐는 질문을 했을 때, 아무거나 괜찮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라 결국에는 내가 고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왜 그런 반응이 대부분일까.. 하고 물어봤더니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때문에 그런 대답을 하는 것이라고 말해주셨다. 오히려 확실하게 말해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점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다.

봉사활동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서 뭔가 딱딱해 보일수도 있지만, 봉사활동이라기 보다는 친구를 만나서 하루 서울 산책을 하고 온 듯한 느낌이었다.

나도 서울에 살고 있지만, 이번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처음 가보는 곳도 있었고 일본인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던 나에게 이번 봉사활동은 좋은 경험이 되었다.